이번 주말에 요즘 핫한 영화 중에 하나인 한산 : 용의 출현을 보고 왔다.
명량을 봤었을 때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낀 점이
이순신같은 위인 덕분에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
안전하게 살 수 있게된거구나. 너무 감사하다.
이런 마음이 우선적으로 들었다.
그런데 사업 생각으로 머리가 꽉찬 와중에 한산을 보니
다가오는 느낀 점들도 죄다 사업적으로 향해있었다.
일본과 조선의 싸움이 아닌 두 Architect들의 싸움으로 생각하니
두 장군 모두에게 존경심이 드는 요상한 기분이다.
일단, 한산도 대첩이 시작할 때
나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음과 동시에
눈물이 주르륵 흘렀다.
목숨이 달렸지만 장군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병사들,
내 사람들, 내 국가를 지키기 위해 수 많은 시뮬레이션을 거쳐
짜여진 전술과 시스템들에 감동한 눈물이었다.
사실 처음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
초반에도 나는 이미 울컥울컥 하고 있었다.
이순신은 한산이라는 영화에서 대사가 별로 없다.
그런데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.
자신의 말에 수백수천명의 병사의 목숨이 걸려있다.
그의 말에 담겨있는 막중한 책임감이 내 가슴에
전이되어 경외감이 계속 올라왔다.
반대로 일본 장수에게도 연민이 들었다.
똑같은 Architect로써 병사들을 책임질 수 없었던
그의 선택들의 대가로 모든 걸 잃었다.
정말 위로 갈수록 지혜로운 사람이 너무 필요하다.
왜군이지만 조선에 편에서 싸운 분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.
단순하게 생각하면 전쟁이라는 건, 국가와 국가간의 싸움이지만
우리의 편에서 싸운 왜군의 생각을 따라가 보면
꼭 전쟁이 국가간의 싸움은 아닌 것 같다.
그는 일본 사람이지만 조선이 "의"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생각에
동의해 우리의 편에 서주었지 않은가.
그런 관점에서 본다면, 전쟁은 가치관들의 충돌인 것 같다.
이것도 역시 핑크펭귄에 나오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.
시스템의 맨 꼭대기에는 생각(가치관)이 있다.
그 생각을 바탕으로 건축가들이 시스템을 설계한다.
그 아래에는 설계한 시스템을 잘 굴러가게 할 사람들이 존재한다.
결국 사업이나 국가나 시스템에 각기 다른 이름을 붙여놓은 거나 다름없다.
마지막으로, 한산:용의 출현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든
지난 2년 간 사업을 위해 끊임없이 방황하던 나에게
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. 이제 방황을 줄이고 앞으로
쭉쭉 나아가길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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